영화 <브이아이피> 후기

영화 <브이아이피> 후기

작품 개요

  • 제목: 브이아이피 (V.I.P)
  • 감독: 박훈정
  • 각본: 박훈정
  • 출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외
  • 개봉: 2017년
  • 장르: 범죄, 느와르, 스릴러, 복수, 하드보일드, 피카레스크
  • 러닝타임: 130분

아... 역시 청불 영화는........

드덕 이종석 선생은 영화 보는 눈은 없고, 명민좌는 늘 작품 운이 없나니. 둘이 만나서 '작품 못 고르기 대회'의 시너지가 터진 게 이 영화인듯.

피해자 고문, 살인 장면에서는 대부분 눈을 감고 있었는데도 다 끝났나 해서 눈 떴다가 여러 번 안구 테러 당했다.

청불 영화인 거 알면서도 또치 보러온 내 죄려니 하고 참았다. 범죄씬 나올 때마다 너무나 끔찍한 시간이었다. 특히 초반에 또치가 북한에 있을 때 나온 고문, 살인 장면은 대체 뭘 위해 그렇게 잔인하고 디테일하게 보여주는지... 아 토나와 진짜.

소설책의 챕터를 나누듯이 1,2,3,4,5로 넘버링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참 못 쓴 스릴러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박재혁(장동건)이 갑자기 또치 잡겠다고 눈 돌아버리는 계기는, 경찰 아재 채이도씨(김명민)랑 담배 한 대 피웠더니 갑자기 없던 정이 해저에서 솟아나서인가. 아니면 눈 앞에서 경찰이 총 맞고 죽게 생긴 게 너무 충격적이라 마음을 다쳐서? 아니면 이 북조선 새끼가 여자만 쑤시고 죽이는 게 아니라 남자도 죽이는구나! 으아니 그럴 순 없지! 라는 깨달음을 득해서인가..

개연성과 감정선은 피해자 죽이다가 같이 죽여버렸소?

경찰 팀장인 채이도는 자기 팀 애들 쪼인트 까고 윽박지르는 시발머신이다. 일단 '시발'이 빠지면 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것 같다. 이 시발병은 이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아저씨들이 걸려 있는 마법과도 같아서 시발 없이는 대사가 구현되지 않는다 시발. 그런데 이 시발을 말 끝마다 마침표처럼 시발 도장 쾅쾅 찍어주기에는 아저씨들은 중2가 아니기 때문인지 욕이 참... 겉돈다. 대사 하나하나 누구 머리와 입에서 나온 거냐 시발 쾅이다. 아, 욕한거 아니다. 이 영화 식으로 마침표 찍은 것뿐이다시발.

기획 귀순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갖다가 만든 결과물은 사실 귀순이고 나발이고, 그냥 또치와 친구들이 얼마나 끔찍하게 살인하고 다녔는지를 자세에에에히이이이이 아주 끄으으으음찍하게 디테일 하게 보여주는 게 목적이었던 듯.

대체 뭘 찍고 싶었던 걸까.

채이도가 경찰들 다 모아놓고 짜장면만 연거푸 시켜 먹으면서 범인 잡겠다고 수사본부 굴리는 씬 나올 때, 그 많은 경찰과 형사들 중에 여자는 한 명도 없다. 근데 국정원의 장동건 팀에는 여자 팀원이 있어. 그리고 등장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또치 손에 뒤질 뻔하고 퇴장함. 이게 다 남자 동료가 '담배 피우러 가서 여자를 보호해주지 못한' 이유로 발생하는 사건이라고 설명되고, '여자를 지켜주지 않은' 남자직원의 연타 싸대기를 날리는 것으로 상사(장동건)의 질책이 이어진다. 남자 동료가 잠시라도 눈을 떼면 국정원이고 뭐고 여자는 수갑 차고 있는 놈한테도 찍도 못해서 걍 뒤진다니까?ㅋㅋㅋㅋㅋ

완전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왜 ㅇㅕ혀ㅁ 영화 소리가 나오는지는 보니까 알긴 알겠더라.

그리고 폭력경찰 어쩌고 하는 설명 아닌 설명이 밑밥처럼 깔리지만, 그걸 감안해도 채이도는 정상인이 아님. 경찰은 커녕 그냥 사회생활을 하면 안 되는 인간이다. 문어시대 안기부 소재 영화냐? 왜 자기 팀 애들을 그렇게 복날 개처럼 대하냐.

그러면 그가 일은 잘 하냐? 아니, 스포라서 말 못하지만 결국 또치 잡는데 채이도가 한 게 뭐가 있냐.

캐릭터 설정이 능력면에서도 등신이었다. 센 척은 다 하더니 혼자 요단강 건너다가 끝남.

리대범(박희순)의 서사는 결말이 아주 얼척 없었다. 시놉 사기 당하고 들어간 작품 아닌가 모르겠다.

온갖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보던 탄탄한 중년 연기자들 다 포진되어 있는데 그들 하나하나 캐릭터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잘 모르겠더라. 겨우 저런 거 시키려고 저 배우를 데려왔나 싶고. 뭔 디렉션을 어떻게 받았길래 저 아저씨가 왜 저러고 있나 싶고.

스크린에서 담배 냄새가 뿜어져 나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숨 쉬듯이 담배를 꺼내문다.

담배 회사가 투자한 게 아니고서야 저렇게까지 쓸데없이 (연출이 강박적일 정도로) 담배를 물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싶었다.

나중에 보니 아무래도 장동건이 김명민 줄담배 피우는 모습에 '숨겨왔던 나~~~의~~~~' BGM를 들은게 아닌가 싶다. 그게 아니고서야 왜 장동건이 미친 놈처럼 눈 뒤집혀서 또치 잡으러 가는지 설명이 안됨.

이 영화에서 제일 연기 잘한 사람은 오대환 배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머지는 그동안 그들이 보여줬던 것 이하의 연기를 펼친다. 한국어 대사인데 한글 자막이 필요한 순간도 자주 온다...


※이하 스포

영화 자체는 빻았지만 이종석 비주얼만큼은 살았다. 여기서 그의 비주얼마저 빻았으면 이 영화를 본 것을 온몸과 마음을 바쳐 후회했을 거다. 형님들 사이에 있으니 표정 연기나 무게감, 존재감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였지만 그래도 북한말로 대사칠 때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대교 위에서 채이도 요단강 보내면서 "종간나새끼!!" 였나, 그 대사 지를 때 육성으로 한숨 나옴.....

이봐요... 당신의 전체 대사 중에 그게 제일 중요해보이는데 그걸 제일 그지같이 치냐.........

영어 대사할 때 또 한번 미치는 줄 알았지만 북한 사람의 영어 느낌을 충실히 살린 게 저거겠거니..

감독이 또치 데리고 아름답고 예쁜 거, 미장센 쩌는 거 그런 거 하고 싶었나 본데 드라마에서 이종석 영상화보 뽑아내던거 1/3도 못 담았다. 안 그래도 하얀 애를 수술실 조명급으로 하얗게 날리면서 입술만 뻘겋게 찍으면, 그냥 하얗고 빨간 또치 같아요. 드라마 W 보고, 같은 배우로 무슨 비주얼 극대화를 뽑아냈는지 참고 좀 하지 그러셨어요.

잔든건이 스테이크 앞에서 담배 피우길래 '아 저 담배, 고기에 지지겠구나' 했더니 지지고, 똘마니가 문 구멍에 눈 들이대길래 '아, 눈 날아가겠구나' 했더니 눈 날아가고, 무뜬금 가지 어쩌고 하길래 '아 우리 또치 여기서 고자니' 했더니 고자고... 아 이 다음에 이렇게 하겠구나 했더니 그렇게 하고. 이 영화 보는 동안 나 정말 신 내린 줄 알았다.

아이고 신선해라. 한 치 앞도 모르겠는 게 없어! 아주 그냥! 미래가 보여

이 영화 두 번 보면 신 받을 수 있다니까?

신선했던 것도 있긴 하다. 박희순과 김명민의 결말. 진짜 시놉 사기 아님?

어디서 읽었더라. 누가 이 영화 감상에다가 신인 여배우의 간절함을 이용해서 ㅍㅗ르노를 찍었다고 평했던 걸 봤는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곱씹어 생각할수록 스너프 필름짭, ㅍㄹㄴ 그 이상이 될 수 없는 영화였다.

또치님, 그냥 잘 하는 거 하자. 그냥 드라마 하세요.

나중에라도 또 이딴 느와르 빙자한 안구테러 혐짤 릴레이 스토리개망 영화 고르면 진짜 싫어질 것 같다.

--- 📎 2017년 8월 작성 글의 재업로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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