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후기

작품 개요
- 제목: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To Each His Own/ちょっと今から仕事やめてくる)
- 감독: 나루시마 이즈루
- 각본: 타와타 쿠미, 나루시마 이즈루
- 출연: 후쿠시 소타, 쿠도 아스카 외
- 개봉: 2017년
-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113분
일본 SP드라마 80분짜리 정도면 충분한 급의 영화다. 이걸 2시간 가까이 보고 앉았다니... 내가 정말 싫다. 욕하고 싶다. 욕!욕!욕!
이런 종류의 현대물 일본 영화는 보는 족족 다 이따위다. 하아...
한국 드라마는 의사 나오면 의사가 연애하고, 선생 나오면 선생이 연애하고, 백수 나오면 백수가 연애하지.
일본 드라마는 의사 나오면 의사가 교훈주고, 선생 나오면 선생이 교훈주고, 백수 나오면 백수가 교훈 준다.
이 영화도 누가 SP 드라마급 스토리와 전개 아니랄까봐 기승전교훈이다. 근데 그 교훈마저 현실성, 설득력이 1도 없다.
주인공의 상사가 극악무도한 또라이로 나오는데 괜히 중고등학생이나 취준생들이 이 영화 보고 '아... 역시 회사 생활은 저런거야...ㅠㅠ' 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끼 밥먹고 학교 다니다가 취직한 보통의 월급쟁이들이 모여서 돈이라는 수익을 위해 굴려나가는 대개의 회사는 이 영화 정도로 악독하진 않다.
아무도 매일 네 머리를 서류철로 개 패듯 패지 않을 것이고, 네 상사가 네 쪼인트를 부모의 원수 까듯이 까지도 않을 것이고, 사무실 바닥에 엎드려 모두의 앞에서 무릎 꿇고 죄송합니다를 외치며 오열할 일도 없을 것이다.
회사 생활이 파라다이스는 아니겠지만 이 영화나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것처럼 극단적일 확률은 희박하다.
얼만큼 희박하냐면, 니가 입사했는데 그 회사에 장그래처럼 생긴 아름다운 선배가 있고 그 선배가 니 사수인데 널 아끼고 상냥하게 일을 잘 가르쳐 줄 확률만큼 희박하다.
우리집에 <미생>보고 회사 생활에 공포를 품은 학식이 있어서 하는 말이다.

※여기부터 스포 있음
주인공의 끔찍한 회사 생활을 도대체 얼마나 길게 보여줘야 직성이 풀리겠냐. 아 진짜 지겨워서. 80분 정도의 가치가 있는 스토리를 2시간으로 늘려서 스크린에 걸어보려고 애를 쓰면 이 꼴이 나는 건가.
회사 관둘 때 사이다스럽지도 않다. '당한게 있는데 지금 그게 다야? 그러고 나가면 홧병 안남?' 싶게 사직의 뜻을 밝힌다. 아이고 속 터져.
그렇게 회사를 떠나서 한다는 게, 아프리카 같은데 가서 애들 가르치는 해외자봉(자원봉사) 슨생님.
아... 역시 대책없이 회사를 때려치울거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할 생각은 접고 오지에 가서 NGO 하면서 살라는 거지요?
장난하냐. 퇴사 다음은 성공적인 이직으로 끝나야 할 거 아냐!!!! 이게 어디서 해외자봉 뽕을 팔아!!!!!!!!!!!!!
게다가 그 자봉 장소인 아프리카 오지인지 어딘지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괌이나 사이판인줄.
보석 같이 빛나는 에메랄드빛 바다. 귀여운 단체복을 맞춰입은 그림 같이 깔끔하고 건강한 현지 어린이들.
어디서 약을 팔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주인공 진짜 중간에 자살한 거고, 그 이후 이야기와 해외자봉 얘기는 천국에서 겪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고서야 현실성, 리얼리티 1도 없는 그 후반부는 진짜 뭐냐.

직장인을 위로하자고 만든 건지, 2시간 동안 직장인을 멕이자고 만든건지 모르겠는 영화였다. 아무래도 후자가 맞는 것 같다.
1시간 동안은 남의 비현실적인 극악한 회사 생활 보면서 같이 스트레스 받고, 나머지 1시간은 현실성 1도 없는 전개에 넋이 나간다.
이 영화 볼 돈에 몇 천원 보태서 치킨을 시켜 먹어라. 그게 더 위로가 되고 힘이 날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