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후기

작품 개요
- 제목: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The Man Who Invented Christmas)
- 감독: 바랫 낼러리
- 각본: 수잔 코인
- 음악: 마이클 다나
- 원작: 레스 스탠디포드 《The Man Who Invented Christmas》
- 출연: 댄 스티븐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조나단 프라이스 외
- 개봉: 2018년
- 장르: 드라마, 판타지
- 러닝타임: 104분
어린이 관객이나 바글바글 하려나 했더니 의외로 객석의 연령대가 엄청 다양했고, 어른 관객들의 성비도 딱 반반 정도였다.
아직 첫 장면이 스크린에 뜨기도 전에, 오프닝 곡이 흘러나온 순간 이미 난 이 영화가 아주 마음에 들어버렸다.
음악을 정말 잘 쓴 작품이다. 아니 그냥 모든 게 다 좋았는데 거기에 음악까지 좋아서 정말.... 너무 좋았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순히 귀엽게 잘 만든 동화 같은 작품인가 했는데 주인공 찰스 디킨스가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의 엔딩을 어떻게 할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후반부부터는 어른들의 내면을 비추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여기부터 스포

처음에 찰스는 자기 소설의 엔딩을 '악질 구두쇠 스크루지가 회개하지 않고, 그의 고용인은 아픈 어린 아들을 잃고 비탄에 빠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에 따라.
하지만 단순히 '소재'를 만나서 쓰기 시작한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의 엔딩 구상 때문에 그는 어린 시절 겪었던 고통스러운 시간의 트라우마를 다시 끄집어 내어 괴로워하게 되고, 결국 그 경험을 통해서 '인간은 변할 수 있다'는 급 U턴식의 사고 전환을 하게 된다.
찰스의 환각(환상?)으로 보이는 주인공 스크루지는, 아무도 찾아오지도 기억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이름조차 새겨지지 않은 비석만이 꽂힌 무덤에 들어간 순간이 되어서야 "죽고 싶지 않다.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않고 사랑받지 못한 채 죽고 싶지 않다. 착하게 살겠다."며 기회를 간구한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가치관이 뒤집히고도 남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 역시 일리가 있다. 그것도 내가 나를 보면 그렇더라... 인간은 이상한 일관성이 있어...
사람은 어떤 계기를 통해 변하긴 변하는데 '내가 어떻게 살기로 다짐했는지'를 계속 다시 기억하고, 다시 다짐하지 않으면 금세 원래 성격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겁난다는 이유로 안주하지 말아야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뭐 어때. 살아있으면 또 뭔가 다른 재밌는 일이 생기겠지.
다같이 하하호호 까르르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 같은 점까지도 마음에 쏙 드는 영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