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한산성> 후기

작품 개요
- 제목: 남한산성(The Fortress)
- 감독: 황동혁
- 각본: 황동혁
- 원작: 김훈 《남한산성》
- 출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외
- 개봉: 2017년
- 장르: 드라마, 사극, 정치, 전쟁, 스릴러
- 러닝타임: 2시간 19분
<남한산성> 소개
보는 사람이 다 얼어버릴 것 같은 입김이 스크린에 한가득 서리는 겨울을 계절 배경으로 하는 사극. 역사가 스포라고, 병자호란 끝에 겪었던 삼전도의 굴욕을 눈 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함으로 그려낸다.
<남한산성> 감상
훌륭한 미술. 분장. 의상.
깊이 있는 소설책을 그대로 현실로 끌어온 듯 멋지게 그려낸 영상.
서술어에 가까운 대사를 완벽하게 연기해내는 대단한 배우들.
정말 모든 것이 훌륭했다. 그 모든 훌륭함이 한 영화 속에 어우러졌고, 어우러져서! 어우러졌는데!!! 그런데!! ........재미가 없었다. =_=
다 있는데 딱 하나가 없더라고. '재미'
여기에서 말하는 재미라는 건, 하하하 개웃경ㅋㅋㅋㅋㅋㅋ 을 말하는 게 아니라 관객이 집중의 끈을 놓치지 않고 영화에 계속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흥미진진함의 정도라고 보는 게 맞겠다. 이 영화는 모든 요소가 멋지고 고퀄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보는 사람의 흥미와 집중도를 유지 시키지 못하는 '매우 잘 만든 역사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었다. 역사 관심 없는 자에게는 꽤나 고퀄의 지루한 시간이었다.
어릴 때 읽은 책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어떤 화가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눈이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눈을 그리고, 코가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코를 그리고, 입이, 눈썹이, 얼굴형이 각각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부분을 따다가 그려서 초상화를 완성했는데 그 그림 속의 여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이진 않았다는 이야기.
영화 '남한산성'이 내겐 그랬다.
그런 흥미 잃은 동태 같은 눈을 하고 '미술 쩐다.. 영상 쩐다...' 하면서 스크린을 바라보던 내가 '엌ㅋㅋㅋㅋㅋㅋ' 하고 벌떡 일어나 등을 세우고 앉았던 건, 청나라의 황제 칸이 등장했을 때였다.
극중 일어나는 조선 조정의 모든 우왕좌왕과 인조를 극으로 몰아가는 공포의 대상. 청나라 황제 칸. 직접 행차한 칸의 동굴 같은 목소리와 존재가 스크린에 공개된 순간,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무래상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무래상 반지라쿠 부처라쿠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무래상: 뮤지컬 배우 김법래. 일본어로 이름을 표기하면 키무 보무래.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미우라 공사를 연기했고 무게 있는 악역에 최적화 되어 있으나 콘서트에서는 픽미픽미 댄스를 시전하는 등, 뮤 쪽에서는 무게감과 웃김의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쥐고 있다. 드라마 활동도 활발해져서 최근에는 JTBC '품위있는 그녀'에서 호텔사장이자 김효주(이희진)의 남편 역을 했었다.
반지라쿠 부처라쿠는 한때 소소히 유머글로 화제 아닌 화제를 끌어모았던, '최종병기 활'에서 문채원이 했던 대사다.
그 영화에서는 청나라 칸의 아들인 박기웅과 조선인 문채원이 청나라 말로 대화를 하는데... 어차피 1도 못 알아듣는 언어인 건 연기자나 보는 사람이나 피차 마찬가지인데 칸의 아들은 그 나라 말을 하는 것 같고, 문채원은 누가 들어도 조선어를 하는 것 같은 놀라운 리얼리티 적용에 반지라쿠 부처라쿠가 잠시 유행어가 됐었다.
반지칩어 찾아도 반지라쿠. 부처칩어 찾아도 부처라쿠
그럼, 뭐 어쨌든 모든 게 다 훌륭하였으나 딱 하나 '재미' 만이 안 계시던 역사 다큐멘터리 치욕의 역사 '남한산성'의 감상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