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질] 인간 느와르 설경구 대종상 남우주연상 _25년 커리어 짬 최고다
대종상 현장 스크린에 설저씨가 잡히기만 해도 객석 2층에서 익룡들의 비명이 세종문화회관을 뒤덮었다. 내 성대도 아닌데 내가 다 뿌듯한 것...
여러분, 에블바리 미나상. 설경구 아조씨가 지난 수요일에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받은거 보셨나요? 저는 정말이지 아직도 너무너무 기분이가 좋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종상 하루 전날, 설저씨의 차차기작 영화 '우상'의 대본 리딩을 했다며 이런 보도자료 짤이 떴다.

야 저 골무 비니 밑에 귀밑머리 저거 뭐냐.... 탈색한 거야? 길이도 자른거 같지? 라고 팬게시판과 sns 술렁이기 시작.
금색 같은데? / 그냥 금색도 아니고 과산화수소로 탈색한 삘인데? / 안돼!! 차라리 은발!! / 저 나이에 은발하면 그냥 백발이야ㅋㅋㅋ / 병수(살인자의 기억법 김병수 역)보다 더 할배 역이야? / 가난한 아빠 역이래 / 왜 또 가난하냐!!ㅠㅠㅠ / 저거 분명 국산 양아치 금발이다 / 비니 저것도 팬선물이래 인증요정ㅠㅠㅠㅠ / 머리 그만 보고 눈 아래부터 봐봐 피지컬 쩔어 / 난 비니도 힙해보인다 객관성을 잃었어 / 스웩스웩 / 탈색하면 두피 아프자나ㅠㅠㅠㅠ/ 충무로 놈들아 가난한 역 그만 주라고!!! / 그래서 저건 과산화수소 개털 맞는거지?? / 으아악 복슬몽몽이 머리 잘라버린 거라고??
술렁술렁술렁술렁.
사스가 지천명 아이돌. 모자로 탈색머리 가리고 팬들이 머리색 추측하면서 밤 꼴딱 새게 만드는건 아이돌 가수 팬덤에서나 있는 일 아니냐.

뜨허... 궁금해서 잠이 안 와. 그 예쁜 머리 잘라버리고 쌩단무지 탈색을 했다는 거야? 진짜루? 탈색보다 자른게 더 아까워. 아 잠이 안 와.
작년 10월의 내게 누가 와서 "내년 이맘때의 당신은 설경구 팬이 되어서 울꾸가 금색으로 탈색을 했을까, 은색으로 탈색을 했을까가 궁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을 맞이할 겁니다." 라고 했으면 '이 미친놈이, 설 뭐? 울 뭐? 이게 도랏나' 했을 거다.
영화 '불한당'을 보기 전까지 배우 설경구라 함은 내게 있어서...
고생만 하다가 먼저 간 어머니가 물려준 꾸질꾸질한 국밥집 운영하면서(자기 가게면 그나마 다행) 근근이, 하지만 나름 밝게 살다가 하나 밖에 없는 자식에게 큰일이 생겼는데 경찰도 외면하고 정부에는 목소리가 닿지도 않아서 직접 몸으로 개고생하면서 우웨ㅔㅔㅔㅔ엑ㄱㄱㄱㄱㄱ!!!!개새뀌드라!!!!!!!! 허럴러ㅓㅓㅓㅓ럴런류ㅠㅠㅠㅠ내 새뀌 살려야돼ㅠㅠㅠㅠㅠㅠ 하면서 울분에 차서 뛰어다닐 것 같은... 그런 이미지의 아저씨 배우였다.... 암전.... (새삼 변성현이 배운 변태고 천재다.)
쨌든 대종상영화제 하루 전에 이렇게 탈색 대란이 일어났으니, 산신령이 나타나서 연못에서 금경구 은경구를 꺼내면서 "이 금꾸가 니들 꾸냐, 아니면 이 은꾸가 니들 꾸냐" 라고 물으신다면 "됐고!! 딱 내려놓고 변성현 불러와!!!!!!!!!!! 잘 다려놓은 설경구를 왜 과산화수소에 담궜냐!!!!! 아아ㅏㅏㅏㅏㅏㅏㅏ악!!!!!!!!! 이 충무로놈들이 또!!!!!!" 라고 외치고 싶었다.
드디어 대종상 레드카펫의 시간.
설저씨는 검은색 스프레이로 단무지 금발을 덮어 가리고 등장했다.

워메 분위기 쩌는 것..........
oh oh인간 느와르oh oh........... 누가 쌩노랑 탈색한 가난한 아버지 역으로 촬영중이시라구요???
현장 스크린에 설저씨가 잡히기만 해도 객석 2층에서 익룡들(소유주: 꾸꾸)의 비명이 세종문화회관을 뒤덮었다. 내 성대도 아닌데 내가 다 뿌듯한 것...
당연히 자기 팬들&불한당원들 목소리라는 걸 아조씨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며칠 후 '불한당' 대관 행사에서 말씀하시기를, 처음엔 다른 젊은 배우 팬들인 줄 알았는데 손예진 배우가 알려줘서 알았다고. 아니, 이 아조씨는 대체 언제가 되어야 아는 걸까. 요새 영화판에서 제일 많은 익룡을 이끌고 다니는 쥬라기 킹의 왕좌에 앉아있는 게 본인이라는 걸ㅋㅋㅋㅋㅋ
전철에서 생중계 보다가 남우주연상 발표하는거 듣고 정말 현실비명 내지를뻔해서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이 이상 완벽할 수 없이 깔끔하고 다정하고 속 깊은 수상 소감에 1차 내적 비명, 마지막으로 팬들한테 멋지게 트로피 빡! 하고 들어올려 보이는 아저씨 보고 2차 내적 비명. 하...
아저씨 수상소감 영상 직캠이다. 미리 말하는데 고막 주의. 이 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익룡 정모 있었다.
떠흐흨...떠흐흨...ㅠㅠㅠㅠㅠ 하면서 흐느끼는 꾸꾸네 익룡들 우는 소리 들리는 거 넘 웃기고 귀엽고.. 미치겠다 진짜ㅋㅋㅋㅋㅋ
맥스무비 설경구 특집호 인터뷰에서,
우연히 집에서 2005년에 자기가 표지였던 영화 잡지를 찾아서 잘 보이는 곳에 꽂아 두었다던 설저씨. '정상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서' 그렇게 했는지를 묻는 인터뷰어에게 아저씨는 그랬다.
아뇨, 내게도 참 좋은 때가 있었는데, 제가 못 즐긴 것 같아요. 그건 좀 아쉽더라고요. 건방을 떨자는 게 아니라, 좋은 일이 있으면 기뻐하고 그 순간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하는데 난 왜 즐기지 못했을까 생각하느라고요. 상을 참 많이 받았는데, 트로피 한 번 제대로 높이 들고 찍은 사진이 없어요.(웃음) 마냥 쑥쓰러워하고, 감히 제가 이 상을 받아서 죄송하다고 미안해하고, 그건 좀 후회스럽더군요. 그냥 그 자리가 내 자리가 맞나 싶었어요.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마이크 앞에서 '제가 15년 만에 대종상 무대에 섰습니다. 이전까지 한 번도 폼을 못 잡아봤습니다. 3초만 폼 잡고 아웃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고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려 보이던 설저씨 모습에 현장의 팬들이 기쁨과 안쓰러움과 뻐렁침의 통곡&비명을 시전하던 건, 저 맥스무비 인터뷰의 짠함이 배경 지식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우워어어ㅓ어ㅓㅓㅓㄲㄲㄲㄲㄱㄱ!!! 우리 배우가 상 받고 자랑 퍼포먼스 한다!!!!!!! 꺄아아아악!!!!!!!! 이 아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설경구 팬덤도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재밌다.

바로 그 수상소감.
후반부 2분46초부터의 씹덕 포인트
-'한번도 폼을 못 잡아봤습니다' 하고 쑥스러운지 잠시 공기 마중나오는 메롱
-'제가 3초만 폼 잡고' 라면서 팬들 있는 곳 올려다보는 눈
-자기가 말해놓고 자기가 쑥스럽게 웃음 터지는 마무리 (팬들은 오열중)
-2층 팬들 객석을 향해서 트로피 빵!
그리고 소감 말하는 내내 계속 팬들 있는 2층 객석 올려다보는거에 이미 씹덕사 완료...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설씨아저씨의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레벨의 팬은 못 되고, 걍 불한당의 한재호 이사를 사랑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블로그에 썼던 게 지난 8월인데 내 평생 매년 매번 하든지 말든지 관심 1도 없던 영화 시상식이라는 걸 생중계로 침을 꼴깍 삼켜가며 지켜보고, 내가 큰 상 탄 것보다 더 기쁘고 목이 메는 10월의 끝자락을 맞이하다니...
재밌는 영화를 봤으니 잠시 주인공 캐릭터 좀 앓다가 말겠거니 했는데 이젠 그냥 배우 설경구에서 헤어 나올 길이 안 보인다. 에라 모르겠다. 여기가 내 누울 곳인갑다.

수상 소감 말하면서 동료배우들, 관계자, 가족, 영화팬 다 챙기고 제게 아낌없이 모든 걸 주는 저희 팬 여러분들 너무 사랑합니다. 라고까지 말하는 걸 들으니 구름을 안은 것 같은 몽실몽실한 기분이 들었다. 헤헿 아조씨 쵝오다. 25년 커리어 짬 최고다. 어쩜 말도 잘 해.
10년을 생판 모르는 다수의 남들에게서 주홍글씨처럼 비호감 낙인 찍혀가며 살던 사람에게, 나이도 들었고 이젠 이렇게 이 바닥에서 사라져가는구나.. 라고 인정했었다던 중년 배우에게 갑자기 영화 한 편으로 25년 커리어에 경험한 적 없는 2017년 버전 신생 팬덤이 생겼다.
처음에는 자기 팬이라고 해도 불한당 보고 감명 받은 영화팬이려니 하고 배우 본체로서는 스스로 거리를 두던 아저씨가 조심스레 반 발짝씩 떼어놓듯 아주 조금씩, 갑자기 덜컥 받게 된 사랑에 품던 의아함을 고마움과 익숙함으로 받아들여 나가는 느린 과정을 지켜보는 건 무슨 난이도 높은 육성 게임의 레벨업에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런 희열과 감동이었다. 그리고 그 레벨업은 현재진행형이다.
대종상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3초만 폼 좀 잡겠'대서 순간 뭘 할래나 했더니 트로피 번쩍 들고 함박웃음 지으며 자기 팬들 올려다보는 아저씨에게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소감 한마디 하고 자기 팬들 모여앉아있는 자리 올려다보고, 또 한 마디 하고 '그치?'라는 눈으로 올려다보고 하는 이 아저씨에게 어떻게 '맞아요!'라는 마음이 안 들 수가 있을까ㅠㅠㅠㅠㅠㅠㅠㅠ
아조씨가 오늘도 익룡친구들 만나서 쥬라기킹의 왕좌에 앉았고, 오늘도 즐겁고 행복했다면 정말 더 바랄게 없어ㅠㅠㅠㅠㅠㅠ

시상식 종료 후에 기념사진 찍으러 올라가서는 2층에 있는 자기 익룡들에게 안뇽안뇽하는 설저씨.
(내 익룡들 안뇽안뇽은 서울어워즈도 쩔었지....)

3초 폼 잡아본거 좋았다, (트로피 번쩍 했을 때) 아무 반응 없으면 뻘쭘했을텐데... 팬들 믿고 해본 거다. 라고 몇일 후 '불한당' 이벤트에서 전화인터뷰로 뒷얘기 해준 설저씨.
항상 감사해하면서도 '영화 불한당의 한재호를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며 선 건너 편에 서있던 사람이 이제는 자기 팬들 객석을 바라보며 트로피를 빡! 들어올려보이니 '저 애들은 한재호 편이 아니라 내 편!!!' 이라고 확신해주는 것 같아서 있던 팬심 없던 팬심 다 우주대폭발을 이루었다. '아저씨 하고 싶은 거 다해!!!!!!!!!!! 아아아아악ㄱㄱㄱㄱㄱ!!!!!!!!!!' 이라고 지구 끝까지 외치고 싶은 마음이 레이저처럼 뿜어져 나올 따름이다.

2층 볼 땐 자기 익룡 챙기는 안뇽안뇽 설탕스윗킹인데 1층 볼 땐 인간 느와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 받아가라고 불렀더니 느와르 영화 찍고 왔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흑백사진 보니까 생각난건데.. 나, 설저씨 어릴 때 졸업사진이 흑백인거 보고 깜짝 놀랐음.... 대박.... 졸사가 흑백이면 대체 언제적 사람인거죠.... 글구 설저씨가 86학번이거든...? 아저씨가 대학 입학한 이래로 지금까지 대통령 7번 바뀌었음......ㅎㄷㄷ 아 정말 아조씨 진짜 왤케 일찍 태어났어요...?ㄷㄷㄷ;;;
얼마 전에는 영화 '우상' 고사 지냈다고 그거 말해주러 팬카페랑 갤 다녀간 거 보고, 상상도 못했던 갑작스런 안뇽안뇽이라 정말 육성 비명을 질렀다.

팬들이 그 날 밥차를 보냈냐 커피차를 보냈냐, 무대인사를 했냐 시상식을 했냐. 아무것도 안 한, 아무 날도 아니었는데. '오늘 고사 지냈대. 스태프 누가 sns에 사진 한 장이라도 올려주면 좋겠다..' 라고 팬들끼리 조잘거리고 있는 각 게시판에 자기가 먼저 '얘두라! 오늘 이런 거 했어!'라는 듯이 사진까지 싸들고 찾아오다니.... 그저 눈물이 나지요ㅠㅠㅠㅠ 아조씨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독하러 간대 놓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안뇽안뇽 해주는 아조씨 덕분에 팬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에 이런 다이아수저 덕질이 어디 있니. 설경구 팬덤은 덕질하는 맛이 납니다. 여러분.
자기 팬이 백사장의 모래알 한 무더기가 아니라 자기 주머니에 다 담아갈 예쁜 병아리들인 것처럼 아껴주는 아저씨 때문에 팬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요. 오빠와 눈 마주치는 의미 1도 없고, 세어볼 일도 없는 새우젓의 입지에서 탈출해보고 싶다면 이리 오세요. 설령 니가 병아리가 아니라 진짜 새우젓이라고 해도 아저씨는 널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네 플카를 받아들고 '새우젓 친구님, 건강건강하세요' 라고 해줄 기세니까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생각해보면 이 팬덤의 시작점에서 아저씨만 팬들에게 어리둥절했던 거 아니다. 타 장르에서 평생 새우젓 전투 벌이다가 아저씨한테 흘러들어온 팬들도 갑자기 소중한 사람 취급을 받으니 처음엔 서로 어리둥절과 감동을 반복했다. 서로 계속 어이쿠 감사합니다 하면서 자꾸 마주 보고 절하는 사람들 같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라색을 좋아한다는 구라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메소드 연기하는 대배우님(보라색이 아니라 밀리터리 무늬 개구리색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말이지...), 인중늘리기를 하든 코 후비적을 하든 꼭 한번씩 존잘 얼굴 함부로 쓰는 웃긴 사진을 남기는 설저씨, 뭔 카메라든 카메라만 들이대면 손가락 브이가 반사신경처럼 올라오는데 그때마다 새끼 손가락은 잘 안 접혀서 팬들 짠하게 하는 아저씨,
고독 씹으러 갈 때 가더라도 팬들이 많이 사랑하고 맨날천날 아조씨 편이라는 거 마음에 꾹꾹 담고 가요.
언제든 폼 잡고 싶으면 만세 번쩍도 하고. 골무.. 아니, 비니도 쓰고 싶으면 쓰고. 밀리터리 무늬 옷도 입고 싶으면 입고. 팬들은 병수도 문화센터 킹카라고 품었으니 그노무 밀리터리와 비니 쯤이야 뭐.... (팬심을 채우고 객관성을 잃었읍니다.)
마지막으로 1층 객석에서 옆모습 반만 보여도 분위기 쩌는 설저씨 보고 가세요.
흑백 너무 잘 어울려..... 머엉.....


졸사 흑백시대 사람이면 어떻냐... 잘생겼으면 다 오빠야.
선서. 저는 설경구 아저씨오빠가 조선시대 사람이라고 해도 한 마리 어엿한 익룡으로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