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서편제> 후기_2017

작품 개요
- 제목: 서편제
- 연출: 이지나
- 작사,극본: 조광화
- 작곡: 윤일상
- 초연: 2010년
- 관람시간: 155분 (인터미션: 20분)
- 원작: 이청준의 소설 《서편제》
*관람 캐스트: 이자람 강필석 이정열
영화 서편제가 나왔을 당시에 내가 유딩인가 초딩인가 그 즈음이었는데 부모님이 날 데리고 그 영화를 보러 갔었다.
지금 찾아보니까 12세 관람가였네. 그때만 해도 연령 제한이고 뭐고 부모님 손잡고 가면 어디든 들어갈 수 있었지...
너무 어릴 때라 영화의 줄거리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빠가 노래 잘 부르라고 자기 딸을 눈이 안 보이게 만들었어!!!!!'라고 엄청 충격 받았던 기억만큼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영화의 연령 제한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유딩이나 12살이나 다 애 아니냐 싶겠지만 난 정말 저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러니 뮤지컬 서편제가 나왔을 때도 '그 미친 스토리를 왜 뮤지컬로 또 보냐.'고 일축해버렸지.
그런데 이자람 잘한다는 소리는 귀가 닳도록 들은 지라, 뮤지컬 서편제가 오랜만에 또 한다길래 '그래 한번 봐보자. 보고 까자.' 하고 갔다가 거하게 치였다. 절절하고 슬프고 먹먹하고 배우들 다 잘하고, 무대 세트도 아름답고, 음악도 좋고...
영화를 보면서 '저 사람 나쁜 아빠야!!!!'라고 식겁질겁을 했던 어린이는 자라서 직장인이 되었고, 똑같은 스토리로 만든 뮤지컬을 보면서 '하... 저 아동학대에 절절함을 느끼다니 100% 한국인으로 자랐구만...'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눈 먼 송화(이자람)가 기가 막힌 소리를 뽑아내는데 정말 탄식이 나왔다. 저 소리 만들려고 앞도 못 보게 만들었구나 싶어서. 이자람 진짜 쩐다 싶어서.
이러나저러나 아동 학대&가정폭력인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저 이야기의 정서를 한국 사람 아니면 누가 이해할까 싶은, 뭐라 말로 다 설명 못 할 무언가가 있었다.
아버지 유봉 역의 이정열 배우도, 동호 역의 강필석 배우도 항상 믿고 보는 배우들인데 '서편제'에서도 최고였다.
정열파파는 절절한 아버지 역으로 볼 때마다 눈물이 나게 한다. '모차르트' '팬텀'이 그랬다. 넥투노는 안 봐서 모르겄네.
요정 어르신, 요르신도 모든 것이 다 좋았다. 늘 모든 것이 다 좋았지만.
롱코트 입고 돌아다닐 때 새삼 또 진심 요정스럽더라. 코트가 길다는 것 말고는 아무 공통점이 없지만 <닥터지바고> 파샤 생각도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