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래시계> 후기_2018 초연

뮤지컬 <모래시계> 후기_2018 초연

작품 개요

  • 제목: 모래시계
  • 제작: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 원작: 송지나 SBS 드라마 <모래시계>
  • 연출/각색/작사: 조광화
  • 대본: 박해림, 오세혁
  • 작곡: 오상준
  • 음악감독: 김문정
  • 무대 디자인: 정승호
  • 관람시간: 170분 (인터미션: 20분)
  • 초연: 2018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관람 캐스트: 한지상, 김지현, 최재웅, 강홍석, 김산호, 송영창, 성기윤 외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참 정성스럽게 촌스럽게 만든 뮤지컬?

'너네 이 드라마 다 봤지? 내용 다 알지? 응 그거 줄인 게 이 뮤지컬이란다!' 라는 식으로 막 전개된다 막.

다 안다는 전제 하에 날림으로 전개하지 말라고! 모른다고!

드라마 줄거리를 모르는 자가 보기에는 이 뮤지컬은 1막 러브라인이 매우 불친절했다.

혜린(김지현)이 우석(최재웅)과 '서로 좋아하는' 학교 친구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기 아버지의 부하들이 태수(한지상)를 해치려고 하니까 혜린이가 튀어나와서는 "제 약혼자에요!!" 그러면서 막아서더라구? 아.. 좋아하는 사람의 친구라서 구해주는구나, 했지.

근데 1막 끝날 때 즈음이었나 태수가 죽은 어머니 반지 주면서 프로포즈 하니까 혜린이가 덥석 ㅇㅋ를 하는 바람에 '저 여자는 뭐지? 아무나 그냥 반지 주면 선착순 마감이었어...?' 싶은 난감한 전개를 맛보게 되었다.

이게 대체 무슨 병맛 러브라인이냐 싶어서 인터미션 때 드라마 모래시계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다.

윤혜린: 우석과는 대학동창 사이이며 우석과의 만남을 계기로 태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우석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한켠에 묻어두는 인물.

혜린이는 우석이 아니라 태수를 좋아하는 캐릭터야? 그걸 대체 이 뮤지컬 어디에서 캐치했어야 하죠...? 중블 2열 밖으로 넘어가면 배우들이 눈빛으로 말하는 것 따위는 안 보인다고!! 이게 클로즈업 되는 영상물이냐? 눈으로 말하지 말라고! 전개를 대사든 가사든 말로 해야 알 거 아니냐.

1막 러브라인이 개뜬금 전개였던 것 빼면, 24부작이나 되고 등장인물도 많은 드라마를 압축하려고 대본 때문에 꽤 고생했겠다 싶긴 했다.

음악도 하나하나 킬링넘버 만들려고 굉장히 애를 쓴 것 같았다.

캐스트 얘기를 하자면, 김지현(윤혜린 역)이 굉장히 좋았다. 김지현 배우가 연기하는 윤혜린은 '아마 고현정의 윤혜린이 딱 저런 말투와 저런 느낌 아니었을까' 싶었다. 호리호리하고 길쭉한 몸매라 카지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바지 정장 입기 시작하니까 진짜 잘 어울리고 멋지더라.

성기윤 배우가 한 장선생=장도식 역할 진짜 너무 좋았다. 장선생의 솔로 넘버들은 묵직한 다른 곡들과 달리 쇼스토퍼적인 느낌이었는데 와 정말... 무대 휘어잡는 끼가... 체고다.

정보기관의 실무책임자이면서도 음지에서 정치깡패들을 동원해서 일하는 장선생은 늘 속을 알 수 없는 웃음기를 입에 머금고 다니는 인물이라, 영화 '불한당'의 한재호 캐릭터가 얼핏 생각나기도 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이정재가 했던 재희 역의 김산호.

김산호 배우(막돼먹은 영애씨의 그분 맞다)는 이 작품 연습하느라 살 빠졌다더니 그대로던데요... 이 분은 뮤지컬 배우로서 가진 최고의 장점이 연기도 아니고, 노래는 더 더욱 아니고, '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키와 등빨. 보디가드 재희 역으로는 정말 잘 어울리는 육신이었다. 심지어 재희는 대사도 별로 없어서 더 완벽하게 잘 어울렸는데... 그런데... 솔로곡을 부르기 시작하는 순간.... '아... 사노사노김산호 여전히 노래 못하는구나...'

솔로 넘버 힘겹게 부르는 거 듣느라 조마조마해서 숨 넘어갈 뻔 했다. 여전히 노래가 그럴거면 그 최고 장점이신 '몸'이라도 좀 최고 레벨로 만들어놓지... 검도씬에서 곰돌이푸 보는 줄 알았습니다...

윤혜린 구하다가 얻어터지고 죽는 씬에서, 마지막 일격으로 배 맞고 윽! 하면서 몸 숙일 때... 진짜 '곰돌이 꾸엥!!' 이라고 자막 띄워줘야 할 것 같았다... 사노의 '재희'는 대사 없이 묵묵히 혜린이 옆에 서있을 때랑 커튼콜에서 해맑게 웃을 때가 제일 멋지고 귀여웠다.

그리고 진짜 여러모로 이 작품에서 정말 아니었던 두 분.
이른바 씨제스 세트(한지상, 강홍석).

강홍석 무대 본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그에 대한 기억을 미화시켰나. 보는 내내 '아 맞다. 연기 못하지' 라는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데스노트 사신 역의 변주, 자알 보았습니다. 성량 하나는 오지게 좋아서 버럭 소리 지를 때마다 간 떨어질 것 같긴 하더라. 연기를 더럽게 못한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잘 한다고도 절대 말할 수 없다. 그럼 노래를 잘하나? 음역대가 좁다. 그냥 목청만 고퀄이다. 뮤지컬 계에 큰 목표 두지 말고 그냥 계속 드라마 감초 역으로 빠지는 게 낫겠다. (영화하기엔 연기도 존재감도 딸려서 불가하다.)

마지막에 의자에 퍽 주저앉아서 히익거리다가 죽을 때, 그 히익거림은 대체 뭐였을까. 웃다가 죽는 걸 표현하고 싶었던 건가. 아니면 고통의 신음이 그거였던 건가. 어느 쪽이든 간에 쇼킹했다. 도대체 저 의도를 전혀 알 수 없는 히익힉힉거림은 대체 뭐냔 말이다.

그리고 대망의 한지상. 그래도 노래 하나는 믿고 봤던 한지상은 '나폴레옹'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깨ㅈㅓ씨(임ㅌㅐ경) 혼이 씌여서 왔어!! 아 진짜 소름. 누가 한지상한테 어중간한 성악 발성 레슨 시켰어? 뭐지? 그 팝페라로 전향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 이상한 발성은? 갑자기 왜? 왜? 원래 안 저랬잖아??

무대 서는 배우들 중에 무대 연기 특유의 오글터지는 오버스러움 폭발하는 배우들이 있잖아. 난 그걸 '무대 기름기'라고 부르는데 한지상도 늘 무대 기름기 쩌는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하긴 했다. 그래도 지크슈 유다 역 같은, 본능적인 끼가 많이 필요한 역에는 그 기름기마저도 찰떡같이 역할에 짝짝 잘 붙는데다가 노래도 맹꽁이 보이스 치고는 시원하게 잘 뽑아서 그런 면에서는 믿고 봤었는데...

뭐냐, 내 돈 주고 '한지상 껍데기를 입고 맹꽁이 보이스 장착한 워너비 임ㅌㅐ경'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노래는 턱과 미간에서 나온다하으아으아으아아아아아아!!!!!!!! 여기에 성악을 얹으면 두성이지히이히이히이이이이이!!!!!!!!

웃기지마라.... 저건 성악이 아니라 깨ㅈㅓ씨 혼이 빙의되었거나 깨ㅈㅓ씨를 ctr+c ctr+v 하다가 오류가 난 게 분명하다.

씨제스 소속 뮤지컬 배우 중에는 결국 정선아만 사랑하는 걸로 이렇게 종결이 났다.
홍서영, 진태화, 강홍석 거기다가 이제는 미간으로 팝페라 하는 한지상까지.
씨제스가 뮤배 영입하는 기준이 뭐냐. 실력 이상한 뮤배를 보면 '직업과 능력의 갭 차이'에 치이나? 갭모에여? 그 기준이라면 역시 넷 중에 진태화가 제일 모에다.

한지상은 연기를 못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무대 기름기가 심하게 넘칠 뿐이었는데 참깨 빙의가 되더니 한층 더 과장되고 더 환장스러워졌다.

한지상의 성악 빙의된 발성 얘기하니까 이 영상 생각나네.

근데 한지상이 모든 대사랑 노래를 저 성악버전 좋니처럼 한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건 웃을 일이 아니라 환장을 할 일이다. 내가 지금 정수리에서 메다꽂는 성악 개그 보러 그 돈 내고 거길 갔겠냐?

성악이 보고 싶으면 성악을 보러 갑니다요. 그런 배려 집어치워ㅠㅠㅠㅠㅠㅠㅠ 성대가 맛이 가서 소리 나는 길을 바꿨어요, 뭐 그런 거야?

이게 무슨 일이여 진짜. 누가 한지상 굿 좀 해줘라. 참깨 귀신 씌인 거 어쩔거야.... 아 뒷골...

--- 📎 2018년 1월 작성 글의 재업로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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