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게임] 놀러와 노예홈 (원제: 놀러와 마이홈)
동물친구들의 리퀘스트에 영혼까지 납품하다 탈출한 농노의 후기

*이 게임은 2025년 10월에 종료되었습니다...
카카오가 내놓은 SNG(소셜네트워크 게임).
자세한 설명은 얘가 대신 한다.↓↓
http://sports.news.naver.com/esports/news/read.nhn?oid=439&aid=0000010375&redirect=true
씨 뿌리고 농사 짓고, 현실 시간과 동일한 게임 속 시간만큼 기다렸다가 수확하고, 열심히 코인 모아서 집 넓히고, 땅 넓히고..
이런 거 좋아하는 본투비 노예들에게 아주 적합한 게임이다.
원래 이런 류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타이쿤에 한번 빠지면 현망진창이 되는 타입인데 이거 시작했다가 정말 내 안의 농노 기질에 눈을 뜨는 바람에 현생 접을 뻔 했다.
유저는 게임 속에서 숲속의 공방을 운영하게 된다. 그러면 동물 친구들이 놀러와서 자꾸 무언가를 의뢰한다.
'블루베리 파이를 5개 만들어줘.'
'블루 체크 쇼파를 2개 만들어줘'
이런거.
의뢰 받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와 돈이 필요하다.
테이블을 만들려면 전나무를 키워서 베어야 한다. 전나무는 베면 다시 자라기를 반복하는데 4번 베어내면 사라진다.
그럼 돈 주고 다시 전나무를 사서 심는다.
농장 게임 좋아하지 않는 일반인(낫not 농노)들은 여기까지 들으면 "그걸 왜 해?" 라고 묻겠지만, 본투비 노예들은 기꺼이 동물 친구들의 노예가 되어서 열심히 나무를 심고 밭에는 감자나 옥수수 따위를 심고 닭과 양 등을 키우며 수확할 시간을 기다린다.

처음에는 전나무와 밭 몇 뙈기 밖에 없지만, 레벨을 업할 수록 밭을 더 많이 살 수 있게 된다. 살 수 있는 나무 종류도 다양해지고 광산이라는 새로운 재료 발굴처를 겟할 수 있게 된다.
게임개발놈들아, 광산 캐는 시간에 비해 얻는 아이템이 너무 적지 않느냐!!!!!광천수랑 흙 구하다가 빡쳐서 탈농노했다!!!!!!!!!! 동물새끼들 오렌지에이드 그만 처멕여!!!!!!!!!!!!!! 물 없다고!!!!!!!!!
게임 이름이 '놀러와 마이홈'인데 한번 빠져들면 노예처럼 계속 동물 친구들의 납품 요청에 질질 끌려다니게 되므로 '놀러와 노예홈'이 단연 더 적합한 타이틀이라 할 수 있다.
한 달 가량 자발적 노예가 되어 동물 친구들에게 가구와 먹을 것, 입을 것을 열심히 만들어 바치기 위해 밤낮없이 밭을 갈고 나무를 베고 광산 캐고 공방 리모델링 하기를 반복하던 나는 문득 대단한 것을 깨달았다.
어...... 이거... 울 엄마아빠가 나를 이렇게 키운 것 같은디....... 내가 동물친구네....?

내가 동물친구네....? 내가 동물친구네....? 내가 동물친구네....? (메아리 치는 걸 표현한 거다)
울 엄마아빠는 30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동물친구(=나)의 무한한 리퀘스트에 부응하기 위해, 매일 밭 대신 일터에 나가서 업무의 산을 갈고 나무를 베었으며, 열심히 돈을 모아서 집을 늘려나가고 새로운 가구들을 업그레이드 해왔다.
하아...... 역시 난 훌륭한 동물짐승이구만. 완벽하다.
이 게임 만든 사람들은 게임 속에 현실을 숨겨놓았다.
내가 엄빠의 동물친구라는 건 이 세계의 비밀이었는데 나에게 빨간약을 먹여부렀어.
현타가 온 나는 광천수 오지게 캐서 오렌지에이드 수십 잔 만들기에서 손을 떼고 게임을 삭제했다.
동물친구가 동물친구를 먹여 살릴 순 없잖아!!!!!!!
그러니까 오렌지에이드 좀 작작 쳐먹어!!!!!!!재료 생산 속도가 리퀘스트 난이도를 못 따라가잖아!!!!!!!
그리고 난 현업으로 돌아갔다. 더 이상 단풍나무가 다 자라기를 기다리며 시계 알람을 맞춰놓지도 않고, 광산에서 흙을 얻기 위해 기다리지도 않는다. (흙은 밖에 나가서 땅파면 나온다고!!!)
다 큰 성인이니 나도 이제 이런 유치한 게임 따위에 목매지 않고, 커리어 생각하고 미래를 그리면서 부모님의 자랑이 되겠어요.
하지만... 동물 공방의 노예에서 탈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캐캐오 놈들이 내 뒷덜미를 낚아챘다.

게임 시작한지 몇 주만에 레벨 170대에 진입했다. 현질 없이!! 오로지 무한 노가다만으로!!!
역시... 난 엄빠의 동물친구에 지나지 않는 존재로소이다. 쳇... 캐캐오 놈들..... 내 취향을 너무 잘 알아.
얼마 전에는 매일 로그인 계속하면 주는 뽑기 쿠폰으로 '라면 먹는 백수 네오' 캐릭터를 뽑았다.
내가 가진 것 중에 제일 잘난 애다. 보너스 시간 +1초 라는 어마어마한 능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현질은 하지않아. 난 이성적인 커리어 우먼이니까. 흥.
엄마가 등짝을 때려도 굴하지도 않지. 난 엄마의 첫 번째 동물친구니까. (장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