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 후기
아쉽지만 인상 깊은 작품. 송강호의 무게감, 공유의 선함, 엄태구의 광기, 한지민의 고통 연기까지 — <밀정>은 완벽하지 않아도, 독립 운동의 시대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작품 개요
- 제목: 밀정 (The Age of Shadows)
- 감독: 김지운
- 각본: 이지민, 박종대
- 출연: 송강호, 공유, 한지민, 츠루미 신고, 엄태구, 신성록 외
- 개봉: 2016년
- 장르: 액션, 첩보, 서스펜스, 드라마, 시대극
- 러닝타임: 140분
- 원작: 김동진 - 소설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
※스포 있음
기대 많이 하고 봤는데.... 그냥... 되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영화의 중심은 (당연하게도) 송강호 아저씨가 꽉 잡고 간 덕분에 그나마 작품에 무게감이라는게 실린 것 같다.
그리고 이병헌 나올 때마다 홀린 듯이 봤다. 잘해. 전국민이 잊지 못할 병크를 터뜨렸다 해도 역시 연기만큼은 정말 귀신같이 잘한다...
공유가 닳아빠진 장사치 연기를 못하더라. 특히 호형호제 하자던 첫 술자리 씬... 배우 본체가 되게 좋은 사람인가봐.
난 배우가 나쁜놈/속물/양아치 연기를 못하면 해당 본체에 대해 '원래 너무 좋은 사람이라 연기로라도 못하겠나보다' 라고 생각한다.
엄태구 배우가 현실 나쁜 놈이라는 뜻은 아니다. 도꾸 선생, 연기 좀 살살하소. 장갑씬에서 보다가 쫄아서 영화관 벽 보고 손들고 있을 뻔 했잖아요ㅠㅠㄷㄷ
송강호한테 의열단 멤버인거 까고 나서부터는 잘하더라. 그래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공유 본체가 좋은 사람인가봉가.
일본어 연기하는 배우들의 발음과 억양이 굉장히 좋아서 놀랐다. 역시 배우는 배우...
도꾸 엄태구 선생은 한국말도 자막이 필요할 때가 있긴 했는데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동굴스러워서 그런거였지, 연기는 다 멋졌다.
역시 일본인 연기에 특화되어 있다. 북한군 역에도 특화되어 있지
근데 다 찍어놓고 서사는 감독님이 뎅겅 날려버렸는가?
한지민이 공유랑 연정을 품은 사이라는 건 대체 어디에서 알았어야 하는가. 쌍방이긴 한건가.
신성록은 대체 언제부터 딴 맘을 먹었는가.
외쿡인 아저씨는 언제부터, 그리고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의열단 멤버가 되었는가. 헝가리 뭐시기들이 도와준다는게 배경이니까?
독립운동에 친절한 중간 설명 따윈 필요가 없어요? 그냥 만세야 만세. 에라 모르겠다 나도 만세다. 만세!


보면서 계속 생각했다.
저런 로케는 대체 어디서 하는 거지. 세트인가.. 세트면 어디까지가 세트고, 어디까지가 진짜지..?
저런 장소 섭외, 세트 제작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담당자들 진짜 대단하다..
상영 시간 내내 스크린에 비춰지는 배우들도 대단하고 많은 고생을 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특별히 '장소'를 만들어낸 사람들에 대해 자꾸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한지민 고문 당할 때 연기 너무 잘해서 도저히 못보겠어서 고개 숙이고 있었다.
송강호 재판 마지막에 "쿠야시이데스" 하면서 울 때, 정말 친일파인지 당장 살고자 하는 마음에 하는 소리인지 살아서 나가서 훗날을 도모해야 해서 하는 소리인지도 모르면서 같이 울 뻔 했다.
재판장에 앉아있던 파란 죄수복의 의열단 사람들, 벙어리 선생이라 불리며 독방에 수감되어 있던 김우진, 풀려났지만 가족 곁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대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던 독립운동의 길을 택한 이정출. 교복을 입고 조선총독부로 자전거를 몰던 앳된 소년.
저렇게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이 목숨을 던져가며 희생한 덕분에 지금의 이 나라가 있구나.. 라고 새삼 다시 깨달았다.
그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니 근데 그래서 신성록 서사는 왜 다 날아갔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