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치 포인트> 후기

줄거리: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테니스 강사 ‘크리스’. 테니스 수강생이자 영국 부유층 자제인 ‘톰’과 친해지게 되면서 그의 여동생 ‘클로에’와 깊은 만남을 이어간다.
‘클로에’와 결혼을 약속한 ‘크리스’는 우연히 만난, 매혹적이고 섹시한 ‘톰’의 약혼녀 ‘노라’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되고… 안정적인 삶과 성공에 목말랐던 ‘크리스’는 차마 ‘클로에’를 떠나지 못한 채 ‘노라’와 위험한 사랑을 이어 나가는데…
작품 개요
- 제목: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 감독: 우디 앨런
- 각본: 우디 앨런
- 출연: 브라이언 콕스, 매튜 구드, 스칼렛 요한슨, 에밀리 모티머,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외
- 개봉: 2005년
-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 러닝타임: 124분
※스포있음
2006년에 개봉했던 영화의 재개봉. 진짜 재밌게 봤다.
야망 넘치는 크리스가 부잣집 딸인 클로에와 결혼까지 성공하지만, 내연녀 잘못 뒀다가 인생 조질 뻔하는 이야기다.
웃긴 건, 처음에는 클로에가 너무나 1차원적이고 재미없고 그저 착한 여자 같아서 크리스가 왜 섹시하고 육감적인 노라에게 빠져드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았다. 내가 남자라도 클로에는 보험이고 노라에게 빠지지 않았을까.
근데 나중에 노라가 눈 뒤집혀서 불륜 관계 다 까발릴 거라고 꽥꽥거리고 빼도 박도 못하는 임신의 헬게이트가 열리면서부터 그 지루해 보이던 클로에가 나왔다 하면 '부유하고 평화로운 일상의 상징' '성공과 부, 모든 걸 다 갖다준 안정의 여신'처럼 보였다.
노라한테 가면 '언제 이혼할 거냐. 니 새끼 가졌다고 온 세상에 폭로할 거다' 라고 미친 여자처럼 난리를 치는데 집에 오면 아무것도 모르는 클로에는 오늘도 마냥 크리스를 사랑해 주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음.
이즈음부터 본격적으로 크리스한테 감정 이입하기 시작했다.
너무 섹시하고 예뻐서 다 큰 성인 남녀끼리 조오오옿은 시간 가졌을 뿐인데 이혼하고 쟤한테 가면? 같이 국가 보조금이나 받으면서 살겠지?
테니스는 빈민촌에서 돈 받고 레슨 할 수 있는 종목도 아니잖아? 그리고 난 더 이상 테니스 강사 따위가 아닌데? 내 사업체! 내 빽(장인어른)! 미래 없음. 망했음. 쟤 어떻게 닥치게 하지? 아놔.
아무 것도 모르는 장인은 새 사업 얘기를 하고, 클로에는 오늘도 그림 고르면서 평화로운 하루.
장인이 사주신 이 비싸고 좋은 집! 새 사업의 새로운 장! 클로에랑 그냥 이렇게 하루하루 보내면 되는 평화롭고 부유한 일상!
근데 이 미친 여자가 자꾸 집으로 전화까지 해서 임신한 거 까발린다고!!! 으악!!!!!!!!
총 들고 노라한테 갈 때,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서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방법이 읍따'고도 생각했다. 이성과 숫자보다 감성이 앞서서 눈이 뒤집힌 사람은 진정시킬 방법이 없다.
할머니를 쏜 건 진짜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결국 무사히 빠져나온 크리스의 억세게 운 좋음에 나까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영화는 끝났다.
아니, 왜, 나는 클로에도 아니고 노라도 아니고 이 모든 일의 원흉인 놈에게 감정이입을......
하지만 그러라고 만든 영화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냥 보다 보면 크리스의 입장에서 상황 판단을 하게 된다.
클로에는 그냥 영원히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