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타하리> 후기_2017
초연이랑 엄청 많이 바뀌었다. 마타하리가 춤을 안 추고 전쟁 영화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옥주현, 차지연 한번씩 보느라 두 번 봤다.
라두 대령은 두 번 다 김준현. 아르망은 임슬옹, 레오(정택운). 안나는 최나래, 김나윤.
초연이랑 엄청 많이 바뀌었다.
마타하리가 춤을 한번도 안 춰........;;;;;;; 제일 당황스러운 건 그거였다.
옥언니 '사원의 춤' 추는 거 보려고 갔는데 없어. 마타하리 댄스 없어...
춤추는 마타하리는 그림자 실루엣으로만 보여주는데 그마저도 마타 역 배우가 아니라 춤 잘 추는 앙상블이 대신 추잖아요...
1막 첫 장면은 전쟁통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파리 시민들의 떼창으로 시작했다.
초연 때처럼 MC가 나와서 물랑루즈에서 이야기를 보여드리겠다 어쩌겠다 하는 액자식 구성이 아님.

이게 그 첫 장면인데... 나만 '지킬앤하이드' Murder, Murder 씬 생각났니....?
퍼런 조명 들어오는 길거리에서 시민들 불안해하면서 우왕좌왕하고 떼창하고...
그리고 초연 때 의상이 다 기억나는 건 아닌데 이번 마타하리 의상은 왜 다 이렇게 무당 같냐.


옷도 몇 벌 없어 보이는데 무당 의상 임팩트가 아주 강하다.
2막 후반 재판씬에서는 저 옷 입은 상태에서 갑자기 시간이 정지되고, 마타하리는 혼자 삘 받은 것처럼 요상한 꿈틀이 댄스를 시전하는데... 전체 공연 중에서 그 장면이 제일 이해 안 가고 이상했다.
차라리 초연 때처럼 몸 감싸고 있는 천쪼가리 하나씩 벗어가면서 식겁할 정도의 의상으로 꽤나 긴 파워댄스 추던 게 훨씬 섹시하고 예뻤다.
옥언니는 예상했던, 초연 때 봤던 그 아름다운 마타하리 그 모습 그대로였다.
차지연 배우는 의외로(?) 섹시한 무희 역도 잘 어울리더라. 여장한 큰 오빠 느낌 날 줄 알았거든... 미안...;;;
차타하리가 옥보다 더 허스키하고 털털하긴 하다.
옥은 애교와 러블리함이 있어서 레오랑 붙어도 '연상 쩔어! 으악!' 이런 느낌 없는데 차언니는 레오보다 나이 많은 임슬옹이랑 붙었는데도 '아르망! 이모랑 그러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좀 들긴 들었다....
레오는 초연보다 많이 늘었더라. 초연 때 정말 연기 최악이었거든... 영혼을 하데스한테 주고 왔나 싶을 정도로.
근데 이번에 많이 괜찮아졌다길래 또 돈 날리는 셈 치고, 옥언니 보겠다고 본 건데 생각보다 훨씬 발전해있어서 놀랐다.
레오가 발전한게 맞긴 맞는데 올해는 임슬옹이 작년의 레오보다 더 엄청난 발연기를 시전해서 레오가 그 버프를 받은 것도 있다. 엄청났다...
하지만 이모-조카 케미 쩔던 차타하리도 싴라두(김준현-라두 대령)랑 붙으면 그냥 그 당시 유럽에서 사랑 받던 아름다운 댄서 그 자체로 보여서 좋았다. 그래, 차지연은 아르망이 아니라 라두랑 붙을 때가 훨씬 좋았어. 아주 그냥 으른들의 치정이었다.
초연 때, MC 역 배우가 하도 별로라서 불만이었는데 그렇다고 MC 역 없애버리고 마타하리 댄스씬 없애버리고 전쟁 영화처럼 퍼렇게 어둡게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놓은 걸 보니... 중간은 없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연이 나으냐, 이번 재연이 나으냐 를 묻는다면 정말 못 고르겠다.

그래도 재연에서 단연 '이건 좋았어!' 라고 외칠 수 있는 건, 독일군 장교 넘버 전부.
초연 때 폰비싱(독일 장교) 했던 제병진 배우를 다시 못 본 건 아쉬운 일이지만, 이번에 새로 생긴 독일 관련 넘버와 장면들은 다 좋았다. 독일 파티 씬, 리옹 호텔에서 스파이 어쩌고 하면서 리프라이즈 하던 거 모두.
퍼렇고 어둡고 꿉꿉한 다큐멘터리 같은 이번 '마타하리'를 왜 두 번이나 봤냐면 독일 넘버들 한번 더 보고 싶어서였다.
폰비싱이 파티에서 스파이로 오인한 사람을 쏴죽인 다음에 "아이씨..." 하면서 자기한테 튄 피를 닦아내고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마타하리에게 "우리가 뭘 하고 있었더라~?" 라고 묻는 장면. 그거 좋았다.
근데 다음 공연 때 또 이거 그대로 들고 오면, 그때 옥언니가 나온다고 해도 내가 그걸 보러 갈 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독일 씬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다운되고 지루해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