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 리뷰


지난 달에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얼굴〉을 봤다.
전체적으로 내 스타일은 좀 아니었지만 박정민과 권해효 두 배우의 연기만큼은 정말 인상 깊었다.
특히 박정민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장면에서는 나이 든 아버지와 겹쳐 보일 만큼 말투와 느낌이 닮아 있어서 소름이 다 돋았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나 역시 그 ‘얼굴’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묘하게 “아…” 하는 감정이 남았다. 그것이 감독님의 의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래 생각에 잠기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날은 무대인사도 있었다. 놀라웠던 건 박정민 배우의 외국 팬들이 꽤 있었다는 점이다.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보였는데 자막 없는 이 영화를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하지만 곧 예전에 내가 외국 배우를 좋아했을 때가 떠올랐다.
이해하지 못해도 얼굴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으니 그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 충분히 알 것 같았다.
그들에게도 한국에서의 영화 관람과 무대인사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