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어질지니> 리뷰: 어떻게 이 드라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2024년에 <선재 업고 튀어>에 푹 빠져서 또 보고 또 보느라고 반년은 지나간 것 같은데 2025년은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가 올해의 드라마가 되었다.
넷플릭스 시리즈라서 하루 만에 다 봐버렸는데 TV드라마처럼 1주일에 2화씩 풀었으면 정말 또 무한 반복 시청하느라 반년이 순식간에 사라졌을 듯.
10/3에 공개된 드라마인데 이미 네 번쯤 본 것 같다. 아니다, 다섯 번인가.
이 드라마는 한국에서도 호불호 평가가 극렬하게 갈리고 있는데
난 1화 개그씬부터 눈물의 마지막 화까지 다 재밌었다.
미쳤어…. 너무 재밌어……..ㅠㅠㅠ
사이코패스로 태어나서 늘 뭔가 해부하고 죽여보고 싶어 하는 어린 소녀 가영.
가족들은 그런 막내딸을 무서워하면서 친정 엄마한테 버리듯이 맡기고 해외 이민을 가버렸다.
그 어리고 작은 악마에게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룰을 가르친 할머니와 동네 사람들 덕분에 가영은 룰과 루틴을 지키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왜 죽이면 안 되는지는 감정적으로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이 할머니와 약속한 ‘룰’이기에.
그리고 어느 날 지니를 만났다.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 사람도 아닌 정령! 이거야말로 ‘죽여볼 수 있는’ 최적의 상대!
이래서 개그가 만발하는 초반부가 시작되지만, 뒤로 갈수록 서사가 깊어지고
11화부터는 티슈 끌어안고 울면서 봤다.
초반부가 취향이 아니라면 11화부터 봐줄래요? 제발요.
너무 재밌고 너무 슬퍼요ㅠㅠㅠ

수지 너무 예쁘고 김우빈 전생 시절의 쇄골 길이 단발머리 너무 잘 어울린다.
실제로 기른 게 아니고 가발이라는데 왜 이렇게 잘 어울리냐고.
처음 봤을 땐 엔딩이 정말 ‘네?? 이렇게 된다고요??’로 끝났는데 계속 보다 보니 새드 엔딩보다는 이게 훨씬 낫다 싶다.
새드 엔딩 싫어ㅠㅠㅠㅠ
가영은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마지막 소원을 빌 거라고 했다.
하지만 그건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서, 그리고 지니 너는 램프에 묶이지 않은 자유의 몸이 되라는 뜻을 담은 마지막 소원이었다.
애초에 이기적이면서도, 지니를 위해 제 목숨을 내놓았으니 이기적일 수 없었던 그 소원.
이거 정말 2016년에 <도깨비> 보고 펑펑 울었던 딱 그 느낌인데 역시 난 김은숙 작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건가.
<다 이루어질지니>는 하늘 나는 CG가 좀 이상하고 웃기긴 했는데 서사가 너무 좋아서 그냥 다 좋아졌….
아니, 다시 볼 때도 하늘 나는 장면은 약간 빨리감기로 본다.
내게도 지니가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난 뭘 빌까.
음… 금괴를 많이 주세요? 요새 금값이 비싸니까요?
출처의 증빙이 완벽하게 이루어진, 세금을 내야 한다면 이미 세금도 다 낸 “깨끗한” 금괴여야 하는 거 알죠?
알거라고 믿어요. 현대 사회니까요!
아 근데 제가 금괴를 많이 갖고 있다는 건 남들이 몰라야 해요.
설마 금괴 주고 다음 날 죽이시는건 아니죠?
두번째 소원은 오래 살게 해달라고 빌어야 하나요? 그렇게 빌면 또 영원히 못 죽게 만드는 건 아니시죠?
잠깐만요. 저 소원은 생각 좀 더 해볼게요.
혹시 제가 마지막 소원을 안 빌면 평생 죽을 때까지 말상대 해주시나요?
그건 어때요?